사무실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말은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프린터 유지비를 다시 계산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했다. 제가 담당하는 사무실은 월간 출력량이 약 8,000매였고, 흑백 출력 비중이 약 90%였다. 초기에는 렌트료만 보고 결정을 내리려 했지만, 여러 업체에 직접 견적을 요청하고 유지비 항목을 하나씩 따져보면서 실제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첫 번째 관찰은 고정비와 가변비의 비중이다. A 업체는 월 렌트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장비 보증 범위에 드럼과 일부 소모품 교체가 포함되어 있었고, 페이지당 소모품 비용을 8원으로 제시했다. B 업체는 월 렌트 비용이 낮았지만 소모품 대부분을 별도 과금으로 처리했고 페이지당 단가를 12원으로 제시했다. 제가 직접 계산해본 결과, 월 8,000매 기준으로 A의 총 월비용은 렌트 비용 150,000원에 소모품 64,000원을 더해 약 214,000원이었고, B는 렌트 비용 120,000원에 소모품 96,000원을 더해 약 216,000원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36개월 총비용을 따져도 A는 약 7,704,000원, B는 약 7,776,000원으로 초기 인상 감각과 달리 장기 총비용에서는 오히려 A가 유리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관찰은 계약 조건과 대응 속도였다. A 업체는 정기 점검 주기를 3개월로 명시했고 응급 수리 요청 시 24시간 내 방문을 원칙으로 했다. B 업체는 점검 주기가 6개월이고 응급 대응은 최대 72시간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상담 과정에서 A의 엔지니어가 과거 동일 모델에서 드럼 이상으로 인한 출력 불량 사례를 설명하며 평균 수리 건수와 소요 시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반면, B는 표준 SLA 수준의 답변에 머물렀다. 사무실이 출력 집중 시간이 있는 업종이라면 응답 속도와 정기 점검 빈도가 체감 운영 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정책적·소비자 관점에서의 A/S 중요성
전자기기 A/S는 소비자 불만과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사후 대응 속도와 약정 내용의 명확성은 실제 운영비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용 장비는 정기 점검 주기와 긴급 대응 기준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https://www.consumer.go.kr/
세 번째 관찰은 소모품 규격과 토너 수명이다. 두 업체 모두 카트리지 수명 표기를 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표준 수명(예: 10,000매)과 실사용 수명 사이에 차이가 발생했다. 제 경우에는 문서 비중이 표준 문서보다 이미지가 많은 편이라 토너 교체 주기가 짧아졌다. 각 업체의 제안서에서 토너 교체 기준과 교체 비용 산정 방식, 드럼 및 기타 소모품 포함 여부를 꼼꼼히 비교하지 않으면 페이지당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네 번째 관찰은 계약 기간과 업그레이드 옵션의 비용 효과성이다. 한 업체는 장기 계약 시 월 렌트 비용을 낮춰주지만 장비 교체 시점에 잔존 가치 정산이 발생했다. 다른 업체는 단기 계약을 제안하면서 교체 옵션을 유연하게 두었지만 월 가변비가 높았다. 제가 산정한 총비용 모델에서 출력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월 렌트가 다소 높더라도 소모품 포함 범위가 넓은 쪽이 유리했고, 출력량 변동폭이 클 경우에는 페이지당 과금 구조가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마지막으로 공급 업체의 신뢰도와 현장 경험을 반영했다. 견적서 상의 수치와 실제 청구 내역, 현장 서비스의 일관성은 별개였다. 한 업체는 초기 상담에서 친절했지만 계약 후 교체 부품 속도가 느렸고, 다른 업체는 상담 단계에서 명확한 유지비 모델을 제시해 실제 비용 관리가 수월했다. 제가 직접 받은 세 건의 사례 중 두 건은 초기에 제시된 페이지당 비용과 실제 청구 내역이 달라 재협의가 필요했다. 따라서 견적 요청 시에는 예상 출력량 기준의 월별 시나리오와 과거 청구내역 비교용 표본을 함께 요구해 검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러분이 견적을 재검토할 때는 렌트료만 보지 말고 소모품 포함 범위, 페이지당 비용, 서비스 응답 시간, 계약 기간별 총비용을 함께 비교해 실제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필요하다면 여러 업체의 견적을 조건별로 재구성해 유지비 항목을 중심으로 비교해보는 과정이 합리적인 선택을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