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첫 월요일, 오전 9시. 4층 공용 복도 앞 탁자 위에 인쇄물이 쌓여 있었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동료들이 서류를 들고 왔다 갔다 했다. 어떤 서류는 두 번 출력됐고, 어떤 것은 주인이 불명확했다. 나는 서류를 주워서 책상에 두고 나왔다. 그날 하루가 불편하게 시작됐다.
문제는 반복되었다. 회의실 앞 트레이에 쌓이는 인쇄물, 스캔한 파일이 흩어져 저장되는 폴더, 같은 이름으로 여러 버전이 올라오는 공유 문서. 대화로 해결하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래서 규칙을 만들기로 했다. 규칙을 만들려는 목적은 동료 간 전달 오류를 줄이고, 장비 앞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우선 기준을 정했다. 문서의 유형, 보안 수준, 소유자, 버전 정보, 보관 기간을 항목으로 삼았다. 예를 들면 회의용 자료는 회의명_작성자이니셜_날짜(YYYYMMDD)_v숫자 형태로 파일명을 정했다. 보안 문서는 별도의 봉투와 잠금함에 넣고, 스캔 후에는 공동 드라이브의 보안 폴더로 이동하도록 했다. 출력물은 용도별로 색지 트레이를 지정했다. 파란 트레이는 회의용, 노란 트레이는 검토용, 흰 트레이는 배포용으로 나눴다. 각 트레이 위에 간단한 사용 안내 문구를 붙였다.
규칙 설계 과정은 협업인 만큼 짧은 절차를 거쳤다. 점심시간에 15분 정도 모여 규칙 초안을 보여주고 의견을 받았다. 의견은 대부분 사용 편의와 현실성에 집중됐다. 특정 동료가 제안한 ‘긴급 표시 스티커‘는 즉시 반영했다. 사무용 소프트웨어 내 공유 경로도 한 줄로 정리했다. 폴더 구조는 업무별 상위폴더 → 팀폴더 → 날짜별 하위폴더 순으로 만들었다. 각 폴더에는 README 파일을 넣어 파일명 규칙과 보관 기간을 적었다.
실행은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첫 주는 안내문을 인쇄해 공용 복도와 복합기 주변에 붙였다. 두 번째 주에는 각 팀에 이메일로 요약본을 보냈다(단순 안내 목적). 세 번째 주부터는 트레이 사용을 권장했고, 스캔 시 기본 저장 경로를 바꾸는 방법을 함께 시연했다. 나는 매일 점심 후 복합기 주변을 한 번씩 살펴 규칙 준수 여부를 기록했다. 위반 사례가 보이면 당사자에게 조용히 이유를 물었다. 불편한 점은 다시 규칙에 반영했다.
결과는 눈에 보였다. 회의 시작 전 인쇄물을 찾느라 헤매는 시간이 줄었다. 같은 문서를 두 번 출력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공유 드라이브의 폴더 구조로 파일을 찾는 시간이 짧아졌다. 동료들이 스스로 트레이를 사용해 분류하는 행동이 늘었다. 규칙을 따르지 않은 사례는 예전보다 관리하기 쉬운 수준으로 줄었다. 장비 고장이나 소모품 관련 대화도 트레이 위 메모로 먼저 알려주는 문화가 생겼다.
문서 관리의 정의
문서 관리는 문서의 생성·분류·보관·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정보의 검색성과 보존성을 높이는 활동입니다. 규칙화된 파일명과 폴더 구조는 문서 검색 시간을 단축하고 중복 인쇄·중복 작업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AC%B8%EC%84%9C_%EA%B4%80%EB%A6%AC

개선 포인트도 분명해졌다. 첫째, 원격 근무자가 문서 규칙을 제대로 따르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온라인 업로드 템플릿을 만들었다. 둘째, 규칙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게 하는 방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간단한 점검 시간을 정해 규칙을 함께 보완하기로 했다. 셋째, 새로운 인원이 들어오면 온보딩 체크리스트에 문서 배치 규칙을 포함시켰다.
보안 문서 관리 권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개인정보 및 보안 문서의 물리적·전산적 보호를 권장하며, 접근 통제와 암호화된 저장소 사용을 권고합니다. 특히 원격 근무 환경에서는 업로드 템플릿과 권한 관리를 통해 보안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https://www.kisa.or.kr/
결국 이렇게 하게 되었다. 규칙은 문서를 정리하는 수단이 아니라 동료 간 소통 채널의 일부로 작동했다. 규칙을 지키려는 작은 습관이 쌓이자 장비 주변의 소음이 줄고, 사무 흐름의 미끄러짐이 줄었다. 장비를 빌리는 절차나 외부 서비스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남겨두고, 지금은 사무 환경 내에서 가능한 것부터 정리해 나가고 있다. 다음 단계는 이 규칙이 새로 들어오는 업무 흐름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계속 관찰하는 것이다.